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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변화시킨 책들

인생의 고민을 함께하는 동지를 만난 느낌... ('열한 계단'을 읽고)

by csk 2017. 2. 11.

올해는 100권의 책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보통 연 50여권의 책을 읽어온 저에게는 도전적인 목표입니다. 


맘이 급해졌죠. 

시간이 있을까? 

시간은 있더군요! ... 주중엔 회사에 오가며 읽고, 가끔 점심시간에 혼자 샌드위치나 샐러드 먹으며 읽기도 하구요, 주말엔 읽을 책이 있으니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돼 두꺼운 책 한권쯤은 거뜬히 읽어내게 되더라구요. 


재미있는 책이 있을까?

제가 폭넓은 독서형은 아니다보니 걱정됐어요. 억지로 머리에도 안들어오는데 꾸역꾸역 읽게되거나, 반대로 목표 숫자에 눈이멀어 쉬운 소설책들만을 읽어제낄것 같기도 했어요. 

그런데,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더군요! 아직도 제가 접하지 않/못 했던 많은 분야가 있고, 그 분야마다 제 수준에 맞춰서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입문서들이 있었습니다.




이 책도 이런 맥락에서 집어들게 된 책인데요,

사실 이렇게 저자가 '꼭꼭 씹어서 떠먹여주는' 유형의 책을 저는 상당히 싫어하는 데요. 어려운 책을 스스로 읽을 수준은 안되지만, 또 누군가 이러저러하다고 풀어놓은 내용을 읽다보면 왠지 내 머릿속에 누군가의 해석을 주입하는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몇 장 읽어가던 초반에는 이 책도 혹시 실패한 건 아닌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읽어갈수록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르다는 느낌이 왔죠. 


첫째로는 채사장 본인의 절절한 경험과 생각이 잘 녹아들어 있어서 다른 것 같아요. 거의 수필이나 다름없다고 느꼈거든요. 참 고민을 많이 하고 살아온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직업이 아니어서 더 좋았어요. 철학자나 교수님이 아니고, 보통의 직장인이어서 (물론 지금은 아니시지만), 친구가 말해주는 느낌으로 더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계단의 구조에 감탄했어요. 소설을 읽는것 같이 플롯에 빠져들었습니다. '이 고민후에 이런 고민이 들지? 따라와봐.'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이요.


각 주제에 대한 정말 쉽고 쏙쏙 들어오는 설명이 감동적이었어요. 너무 감사한 맘이 들었습니다. 제가 평생가도 쉽게 열어보지도 않을 소중한 책들의 문을 조금씩 열어주었네요. 앞으로는 용기를 내서 관심있는 곳에 기웃거릴 수 있을것 같아요. 


그냥 인문학 책이 전혀 아닌것이 저는 읽다가 두 번이나 크게 울고 말았어요. 가슴이 먹먹해진건 여러번이구요.


불편한 책을 읽어보라는 채사장의 조언을 올해는 더 열심히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_^